김영우 전 국회의원이 신간 ‘나는 왜 나를 컷오프 했는가’를 펴내고 오는 12월 10일 오후 3시 동대문구 회기동 소재 웨딩헤너스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나는 왜 나를 컷오프 했는가’는 저자인 김영우 전 의원의 정치관과 인생관을 드러내주는, 이 책을 관통하는 상징적 화두다. 2008년 41세 나이로 경기도 포천·연천에서 18대 국회의원이 된 저자는 19대와 20대(선거구 변경으로 포천·가평)에서 내리 당선됐고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냈다. 여의도 전·현직 국회의원 가운데 합리적 개혁 보수, 할 말을 하는 소신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의원이다. 12년의 의정 생활에서 ‘김영우다움’을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있는데, 바로 2019년 12월의 불출마 선언과, 2016년 9월의 국감 보이콧 거부다.
대한민국 보수가 땅 끝으로 추락한 2019년 12월 4일, 당의 개혁과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부활을 위해 다가오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나는 스스로 도의적·정치적으로 컷오프 됐다”고 했다. 정치인에게는 최고의 자기 희생인 ‘셀프 컷오프’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국민과 지역주민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정치인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모두 법정에 섰습니다.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정치인으로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이명박 대통령이 구속됐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반성과 혁신은커녕 정치공방만 계속했다. 국민은 외면했다. 저자는 “국민에게 다시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느꼈다. 나라도 책임을 져야 했다. 김세연 의원 이후 나를 포함해 몇 사람이 불출마 선언을 이어갔는데 ‘찻잔 속 태풍’이란 걸 알지만 변화의 불씨는 살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저자는 당시 불출마선언에서 과거만을 붙들고 진영 싸움에 몰입해 저출산 고령화 위기, 청년 실업,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눈감고 있는 정치권을 개탄하며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가 시작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자는 팬덤(fandom)에 의지해 막말과 억지 주장, 혐오와 배제의 정치로 불신과 조롱, 질타를 받는 한국 정치의 현실을 짚으며 정치인들이 품위와 상식만 찾아도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의 실패는 대부분 언어의 실패에서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군 이래 이토록 흥한 적이 없을 정도로 국제사회가 부러워하는 ‘매력국가’가 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낙후한 분야가 정치권이라고 주장한다. 정치가 건강해지지 않으면 이제까지 성취해놓은 국가의 기반마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앞 시대를 이끈 지도자들의 단점은 단점대로 상기하고 그들이 이뤄낸 업적은 인정해야 한다. 또 역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위한 가치로 다뤄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2016년 9월27일, 국회 국방위원장이던 저자는 자유한국당 비공개 의총 단상에 섰다. 당 지도부는 대야 투쟁의 일환으로 상임위 국감 보이콧을 당론으로 정했다. 전날 강원도 양양에서 해군 링스 헬기가 추락, 장병 3명이 차가운 바다에 실종된 상황이었다. “전쟁이 나도 국방위는 전행돼야 합니다. 국방의 시계는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저는 국방위원장으로서 오늘부터 국방위 감사를 진행하겠습니다.”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애국자 나셨네! 혼자 나라 생각하나. 그럴거면 무소속 정치해!!” 국감 준비를 위해 위원장실로 들어갔다가 동료, 선후배 의원들로부터 4시간 동안 ‘감금’돼 나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다음날 국감을 주재했다.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거창한 이념이나 시대정신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는 상태에서 국방위 국감마저 늦추거나, 하지 않는다면 장병들은 누구를 믿고 경계 근무에 나서고 훈련에 임하겠나.” 저자가 당시 국감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언론은 일제히 ‘김영우 위원장의 반기는 국정을 방치하는 집권당의 무책임에 일침을 가한 것’ 이라며 저자를 응원했다. 저자가 당의 압박 속에서 되뇌었던 건 ‘헌법 46조-국회의원은 국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였다. 헌법, 의회민주주의, 책임 정치…. 저자가 의정활동을 하며 지켜 온 기본 가치다.
불출마 이후 4년, ‘백수’가 된 저자는 자전거로 국토를 종주했다. 홀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자전거길은 물론 섬진강 자전거길과 제주환상자전거길을 완주했다. 정치인 김영우의 삶을 돌아봤다. 우리 땅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길과 길, 물줄기와 물줄기, 동네와 동네도 모두 연결돼 있었다. 자전거길에서 국토종주로 신혼여행을 대신하던 소방관 부부를 만났고, 새벽 안개 속에 밭 일을 나가는 노부부를 만났다. 모두의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였다. 이 땅에 살아갈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치고받는 숱한 언어들이 얼마나 민생과 동떨어져 있는지 자전거길을 통해 절실히 느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사람들과 동물, 강과 바람과 꽃, 나무에서 인생의 지혜와 ‘여백의 정치’의 의미를 얻었다. 제주도의 겨울바람은 ‘순풍도 역풍도 안고 가라’고 속삭였다. 4년 성찰의 시간을 가진 저자는 더 유연하고, 더 강한 정치인이 되어 돌아왔다. 평소 3선 이상 중진들은 험지(險地)에 출마해 당에 한 석이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던 신념대로 동대문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저자는 중3때 열두 살 많은 누나와 이불 보따리, 밥솥만 들고 서울로 유학 왔다. 동대문구 제기동, 회기동, 이문동, 청량리…. 경희중·고교와 고려대학교를 다닌 저자가 청춘을 보낸 곳이다.
고뇌하고 공부하고 열정을 태웠다. 이 책에는 저자의 정치 철학은 물론 동대문에서 보낸 청춘과 포천에서의 어린 시절 성장기도 담겼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부모님 고생 덜어드리겠다’며 5kg을 감량해 태권도 시합에 나간 성숙한 초등학생 김영우가 1980년대 방황의 대학 생활을 보낸 이야기, 대학 동기와 결혼하고 YTN에 입사해 방송기자로 활동한 이야기, IMF 여파로 궁지에 몰린 끝에 도전한 유학이 실패로 돌아가고 이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국회의원에 출마하기까지의 삶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은 김영우라는 정치인을 지탱하는 정신적 기둥은 무엇인지, 그가 지향하는 정치는 무엇인지, 정치를 하는 동안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에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일화로 가득하다.
저자는 자신을 세상으로 나가도록 기회를 만들어 키워 준 동대문의 변화를 약속하며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1981년 부모님과 선생님, 1000원, 2000원씩 손에 쥐여주시던 동네 할머니들의 응원 속에 서울로 왔을 때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설렘과 두려움, 어깨를 누르는 책임감이다. ‘동대문을 젊은이와 외국인이 찾는 역사와 문화의 명품 도시로 만들어보자. 혐오와 증오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우리 동대문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자.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드리자.’ 그가 용신동 거리에서, 이른 새벽 경동시장, 청량리 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가슴에 새기는 다짐이다.
김영우 전 의원이 펴낸 '나는 왜 나를 컷오프 했는가'는 ▲프롤로그 설레고 두렵다. 어깨가 무겁다. ▲1장 나는 어떤 정치인인가. ▲2장 41세 초선, 국회 국방위원장까지 ▲3장 내 젊음의 노트에 새겨진 동대문 ▲4장 IMF, 유학 실패 딛고 시작한 정치 인생 ▲5장 내 어린 시절의 가난과 소중한 인연들 ▲6장 자전거로 ‘여백’의 정치를 깨닫다 ▲에필로그 다시 동대문을 걸으며 ▲기억의 습작 김영우가 그린 그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영우 전 의원 프로필>
출생 1966. 10. 14. 경기도 포천 / 나이 57세 / 가족 슬하 1남 1녀 / 종교 천주교 / 포천초, 경희중, 경희고 졸업 / 고려대학교 학사, 석사, 성대 박사수료 18 19 20대 국회의원 / 국회 국방위원장(前) / 새누리당 수석대변인(前) / 제3회 국회의원 아름다운 말 선플상 /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 제5회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대변인상 / 저서 - 김영우의 외교안보 작심토로 ‘남쪽 대통령이라니’, 따뜻한 대한민국을 꿈꾸는 국회의원 김영우의 희망이야기 ‘김영우의 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