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구갑)은 오늘 24일(수) 오전 9시30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의사조력자살, 말기환자의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조력존엄사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6월 안규백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력존엄사법을 둘러싼 여론과 사회적 쟁점들을 진단하고, 사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 현장에는 김경협, 서영석, 전혜숙, 양정숙, 이명수 의원을 비롯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하여 조력존엄사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번 토론회는 윤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김현섭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김현 (사)착한법 만드는 사람들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았으며 박은호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연구소장,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교수, 남준희 법무법인 온고을 대표변호사, 최영숙 대한웰다잉협회 회장,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성재경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첫 번째 기조발제로 나선 윤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의 한계 및 조력존엄사법안 쟁점’을 주제로 열악한 호스피스 인프라와 높은 비용 등 현행 웰다잉 정책이 외면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윤 교수는“이번 조력존엄사 입법 추진은 규제중심의 연명의료결정법과 협의의 웰다잉의 한계에서 벗어나, 국가차원의 광의의 웰다잉을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헌법이 보장하는 자기결정권의 문제가 자살방조를 금지하는 형법과 상충하기 때문에 헌법소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으로 발제한 김현섭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는‘의사의 자살조력을 법으로 허용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자기결정권이 자살 허용의 근거로서 부족함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자기결정권의 논거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말기환자에 대한 의사조력자살에 그치지 않고, 자발적 안락사와 같은 죽음 및 자살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끊임없이 양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박은호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연구소장은“조력존엄사는 자살방조를 선한 행위로 포장하는 것에 불과하며, 생의 말기 돌봄을 위해 우리사회가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교수는“의료계가 아직 조력존엄사를 시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현행법 하에서 연명의료 중단의 범위를 점차 확대시키는 등의 보완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준희 법무법인 온고을 대표변호사는“조력존엄사법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여 이미 사회적 합의의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또한“그동안 소극적 안락사에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던 대한민국이 이번 조력존엄사법을 통해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영숙 대한웰다잉협회 회장은“안락사의 법제화를 서두르기보다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웰다잉 문화 확산과 동시에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 결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이 순간에도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며, 환자에게 존엄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성재경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의사조력자살의 법제화를 위해 충분하고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정부는 사회적 돌봄체계 및 사회적 안전망 확충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규백 의원은“법안의 대표발의자로서 조력존엄사법법 통과와 병행해 열악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지원제도를 정비하고, 호스피스 인프라 투자 등 광의의 웰다잉 문화도 함께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며“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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