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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동대문구 제공 |
최 할머니는 1934년생, 만 85세의 홀몸 어르신이다. 자녀들이 있지만 큰 아들이 60세가 넘었고 삶도 넉넉지가 않아 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할머니는 장애인일자리 급여와 기초연금, 주거급여 지원 등을 받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원금으로 생계는 유지되지만 가족을 포함해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항상 외롭다.
얼마 전 최 할머니의 집 부엌 천장이 파손돼 붕괴 위험이 높아지자 구에서 집수리 지원에 나서 29일 수리를 완료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이날 수리된 천장 상태를 확인하고, 집 전체를 둘러보며 할머니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폈다. 허리디스크 때문에 바닥에 앉아 있기가 힘들어서 맨날 누워서 있다는 최 할머니를 위해 유 구청장과 구 직원들은 해결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유 구청장은 “동대문구에는 많은 어르신이 계신데 다양한 사정으로 가족들이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홀몸 어르신도 많다. 이러한 어르신들이 더운 여름을 잘 보내셔야 할텐데 하는 마음으로 오늘 결연 어르신도 찾아뵙게 됐다”며 “어르신이 밝고 명랑하게 생활하고 운동도 하시면서 지내시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다. 앞으로도 우리 구에 계신 어르신들을 더욱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대문구는 2011년 12월부터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해 생활이 어려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구민의 삶을 돌보기 위해 ‘보듬누리’ 사업을 시작했다.
보듬누리사업은 ‘온누리를 보듬는다’는 뜻으로 공무원과 민간단체, 주민이 함께 협력해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해 사회복지망에서 누락된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동대문구만의 독특한 복지공동체다.
구청장 이하 소속 구 직원 1,362명이 저소득 홀몸 어르신,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 복지사각지대 구민과 1대1로 결연을 맺었다. 직원들은 각자의 결연자에게 매달 안부 전화를 하고 가정방문을 하며 소외계층의 생활을 살폈다. 현재는 직원 뿐만 아니라 민간까지 대상이 확대되어 3,405가구가 결연 혜택을 받고 있다.
‘보듬누리’ 사업은 1대1 결연에서 동 희망복지위원회 구성으로 확대됐다. 2013년 4월 지역 내 14개 동에서 지역 주민 399명이 동 희망복지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원봉사, 재능기부, 후원금 출연 등을 통해 지역의 소외계층의 삶을 돕기 시작했다. 현재는 교육계, 자영업, 전문직, 종교계, 주부 등에 속한 1,523명의 희망복지위원이 각 지역의 복지사각지대 해소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동의 희망복지위원회는 저소득 어르신과 서울 근교 나들이, 주거취약 가구도배 봉사, 이·미용 봉사, 음식 나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는 보듬누리 사업으로 2013년부터 확충한 복지자원만 약 57억 원이며, 사업 결과로 2014년 복지행정상 최우수상, 2016년 국민통합 우수사례 대상, 2018년 제 9회 서울사회복지대상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동대문구 자살 사망자 수는 2009년 115명에서 2017년 64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자살 사망자 수 순위가 2009년~2016년 평균 4위에서 2017년 22위로 뚝 떨어지는 결과를 얻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돌봄기능이 점점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고독사, 절대빈곤, 자살 문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특히 마을과 주민이 연계해 이웃을 돌볼 수 있도록 묶어 내는 것이 관이 할 일”이라며 “보듬누리 사업을 계속해서 활성화해 따뜻한 복지도시 동대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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