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야심차게 준비하여 지금은 서울의 축제로 자리잡은 ‘정동야행축제’는 대한문을 시작해 덕수궁과 돌담길을 끼고 근대 서양문화가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던 미국대사관 등 각국의 외교공관을 비롯해 이화학당, 배재학당, 정동제일교회, 중명전 등 근대 역사의 시작이자 근대 문화유산이 줄비한 곳에서 ‘밤’을 주제로 열린다.
차량통행 소음 등이 없는 미국대사관 앞에서 발레 퍼포먼스와 적은 인원이 출연하는 비보이 등 공연은 객석과 출연진의 거리가 가까워 비교적 덜 유명한 출연진도 호평을 받을 수 있어었다.
그러나 100여킬로로 내달리는 굉음속의 동부간선도로옆 무대에서는 관객과 출연진의 거리도 멀고, 차량 소음과 개활지인 탓에 웬만한 출연진의 지명도와 음향시설로는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봄이란 한낮엔 그늘이 그립고 막상 그늘에 좀 있으면 햇볕이 그리운 계절이다. 차양막도 없는 중랑천변 한 낮 공연은 관객이 공연에만 몰입하기 그리 녹녹하지만 않다.
동대문 봄꽃축제도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열리는 ‘정동야행’처럼 군자교~연륙교 3.4km 구간에서 장안벚꽃길이 주가 되는 축제로 음악과 먹거리는 보조가 되는 형태로 기획한 의도로도 보인다.
그동안 장안동 세계거리춤축제를 춤판이냐 술판이냐며 얼마나 비난했었나?
14개 동에 1개씩의 부쓰를 제공하고 이를 관변단체와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자원봉사로 나서 상춘객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순수란 당초 의도는 퇴색하고 판매경쟁으로 이어져 벚꽃길을 찾은 상춘객들을 상대로 관이 나서 장삿속에 나선 것처럼 보이는 건 자제돼야 할 대목이다.
거기다 14곳의 먹거리 부쓰와 서너개의 푸드트럭이 7~8일 이틀동안 운영됐다. 공무원을 비롯한 선출직들까지 호객행위에 이어 접대에 까지 내몰리게 됐고, 이끌려가는 상춘객이나 호객행위와 자원봉사에 나선 공무원들도 피곤해 보였다.
‘하천법’이란 법률이 있다.
하천법 제46조 6항에는 누구든지 지켜야하는 ‘하천 안에서의 금지행위’를 규정하며 야영행위 또는 취사행위와 하천을 오염시키는 낚시행위를 금지하고 만약 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강제하고 있다.
동대문구도 이에 따라 2011년 9월 28일 동대문구 공고 79호를 통해 국가하천인 중랑천(성북구 경계 ~ 군자교 사이인 5.6㎞ 구간에서 낚시를 금지시켰고, 또 공고 제2011- 881호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낚시 등의 금지지역 내 위반자 과태료 부과 징수 조례」를 입법예고하며 중랑천에서 취사, 야영 1회 금지 위반자에게 150만원, 2회 위반자에세 200만원, 3회 위반자에게 250만원을 부과시킨다고 공고한 바도 있다.
과연 4년만에 열리는 제7회 동대문 봄꽃축제가 하천법을 무시하고 동장 등 동직원이 지원하고 관여하는 14개동 먹거리 부쓰를 운영하는 모양새가 동대문구를 찾는 상춘객들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떻게 비추어질까?
인간의 힘의 의해 아무리 꾸미고 치장하여도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꽃이 더 아름답다. 동대문 봄꽃축제는 장안동 벚꽃길 3.4km에서 열리는 벚꽃축제 성격이다. 관련부서는 이를 지원하고 방문하는 상춘객들을 위한 안내와 간단한 음료수 등 벚꽃과 관련된 볼거리를 제공하면 그뿐일 것이다.
주민들은 인근 중랑천에서 낚시와 취사 행위를 금지하는 관련 법률 등을 잘 지키고 있다. 그런데 공공성(?)이란 명분으로 관련 법률과 공고 등 규정을 깡그리 무시하는 동대문구 행정,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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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7-04-09 21:19: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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