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동대문구의회 행정기획위원회, '도시발전추진단' 신설 조례 '보류'

- 조례4건 통과 1건 보류, 구정질에 대한 처리결과 보고의건.. 문화재단 설치 질타
▲동대문구의회 제268회 임시회 행정기획위원회 모습(2017. 3. 13 동대문 이슈DB)

▲동대문구의회 이현주 행정기획위원장

서울 동대문구의회 행정기획위원회(위원장 이현주)13일 오후 제1차 의사일정 회의를 열어 구정질문에 대한 처리결과 보고의건,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서울특별시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대표 발의 김정수 의원),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학술용역 관리 및 운영 조례안(대표 발의 구병석 의원)을 상정하여 심의하였다.

이날 심의한 안건중 먼저 구정질문에 대한 처리결과 보고의건에 대해서는 이순영 신복자 김창규 이태인 의원 등이 문화재단 설립에 대해 문화원과의 소통이 부족한 점, 설립할 문화재단의 업무가 이미 문화원과 시설관리공단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문화재단이 없어서 5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이미 설립된 자치단체의 경우에도 문화재단과 마찰이 적지 않다는 등을 지적하자 관련 부서장은 결국 의원님들이 조례 등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문화재단은 설립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추후 용역 결과가 나오면 자세한 설명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시발전추진단 설치)’은 시민사회 협치행정, 마을공동체 활성화, 한방타운 조성, 도시재생사업, 문화 관광 거리 조성, 거리가게 규격와 및 허가제 등을 관장할 3년 한시기구로 국 과장급 1명을 증원하여 도시발전추진단을 신설하는 조례안이 상정됐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은 신설하려는 도시발전추진단이 추진하려는 사업들은 우리 구가 먼 장래까지 살피며 지속적으로 할 사업들로 기존부서에서도 지금까지 하지 못한 사업들이다. 그런데 한시기구인 도시발전추진단을 만들어 이를 추진해 낼 수 있다고 누가 납득하겠는가 등의 지적과 집행부의 일방 통고식 사업추진에 대해 회의적인 질문과 분위기로 이어지자, 이현주 행정기획위원장이 의견조율을 위한 정회 후 난상토론을 거친 후 '보류'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서울특별시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상정되자 의원들은 모태가 되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보류가 된 마당에 인원을 정하는 조례가 상정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을 하였으나, 관련 조례를 제출한 부서에서 서울시와 시행하기로 한 사업을 모두 보류시키는 것은 너무하다는 읍소전략이 먹혀 의원들은 결국 정회 끝에 원안 가결 처리시켰다.

이어 김정수 의원과 구병석 의원이 제출한 조례안 2(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학술용역 관리 및 운영 조례안)은 의원들의 검토와 질의를 거쳐 통과되었다.

▲김정수 의원(2017. 3. 13 동대문 이슈DB)

▲구병석 의원(2017. 3. 13 동대문 이슈DB)

문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불거졌다. 집행부의 강력한 요구로(?) 당초 보류하기로 한 도시발전추진단 신설 관련 조례를 14일 본회의 직전인 오전 10시에 행정기획위원회를 다시 열어 심사하기로 했다는 것.

보류하기로 회의를 결정하고는 다음날 다시 같은 사안을 상정해야할 급박한 사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또 보류 입장에 선 구의원들조차도 구청장이 하는 일을 발목 잡는 인상을 주는 것과 구청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를 빼앗는 모양새는 아닐까하는데 심각하게 고민하며 추진단 실설 조례를 보류하기로 결정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 기존 조직에서도 지난 수년간에 걸쳐 추진하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업무들이거나 분쟁이 예상되는 사업 즉 도시경관 개선사업, 도시재생사업, 옥외광고물 관리 문제, 거리가게 문제, 전농7구역 문화 부지 할용 방안,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 등 단체장도 용단을 내리기 어려운 사업을 한시적 기구인 도시발전추진단에서 과연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를 집행부는 제공하는데 실패한 것으로도 보인다.

거기다 구의원들 사이에 도시발전추진단이 혹시 위인설관의 전례를 남기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빗대어 말하면 하루살이가 백년 살집을 짓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있음에도 관련 조례안을 밀어붙이는 모양새 또한 옹색해 보였다.

결국 이현주 행정기획위원장은 14일 오전 의원들과의 회의를 거쳐 원안대로 보류하기로 하고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다음 임시회 등에서 없어지는 과, 신설되는 과 등에 대한 적정성, 추진단의 업무 범위, 사업 범위 등에 대하여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조례안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집행부의 입장과 체면이 좀 구겨졌다. 서울시로부터 도시발전추진단을 4월부터 가동하기로 협의를 마친 문제와 다른 자치구에서 관련 부서들의 모여 행사를 하는 데 참가하지 못하는 부분들이라는 소문.

그러나 만약 도시발전추진단 신설관련 조례가 14일 본회의 직전 다수결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통과되었다면, 일사부재의 원칙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고, 상임위에서 보류된 안건이 하루도 안 돼 외부입김 등에 의해 통과되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우려도 의원들간에 심각하게 고민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제 동대문구와 동대문구의회는 밀어붙이기식이 아닌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소통과 협치, 대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현주 위원장과 행정기획위원회 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한편 동대문구는 지난 9일 민관협치 합동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협치는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협치일까?

<>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