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지사에게 윤승모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의 측근 윤씨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어 작년 9월 1심에서 징역 1년 6월 추징금 1억원의 형량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먼저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 남긴 육성 파일에서 홍 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언급한 부분은 조작 등이 없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사건의 직접적인 증거인 금품 전달자 윤승모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홍 지사에게 직접 돈을 전달한 사람은 윤씨이고, 윤씨가 성 전 회장에게서 받은 돈을 홍 지사에게 준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윤씨 진술밖에 없다. 따라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윤씨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1억원을 전달하기 위해 홍 지사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을 찾아간 과정이나 집무실의 구조 등에 대한 윤씨의 진술은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윤씨가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시점에 국회 의원회관이 공사중이었음에도 윤씨가 이런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는 게 의심스럽다고 본 것.
재판부는 지난 구형공판에서 윤씨가 1억원이 쇼핑백을 홍준표 의원사무실에 갖다 준 날자도 오락가락하였고, 쇼핑백 전달 당시 홍 지사가 어떤 옷을 입고 있었고, 어떤 색의 넥타이를 맺느냐는 등 다소 이색적인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부분도 윤씨의 진술에 대해서 재판부가 신뢰하지 못한 것으로 짐작된다.
또 재판부는 홍 지사가 평소 친분관계가 없던 성 전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을 동기도 뚜렷하지 않고, 윤씨가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만큼 검찰 수사과정에서 구속을 피하기 위해 '자백' 취지의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으로도 보인다.
아울러 재판부는 홍 지사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윤승모씨에게도 본인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하며 홍 지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해 불거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유품에서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발견되자 홍 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만의 혐의를 인정해 재판에 넘겼다.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홍 지사는 무죄 선고에 대해 “맑은 눈으로 재판부가 판단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죄가 선고된 오후 3시 여의도 경남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홍 지사는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자 이는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끝>
이전기사 :동대문구청 직원들 사랑의 단체 헌혈 나서
다음기사 :동대문구 청량리동 제기동 일대, 서울형 도시재생 신규지역 17개소에 최종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