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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환경자원센터 ‘479억 소송’…2년4개월째 멈췄다

2026-09-15 17:00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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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시행자 파산·서희건설 상대 479억 소송…보험금·채권보전은 의문
* 화재 후 민간위탁 처리비만 155억7천만원…향후 연간 68억4천만원 예상
* 재가동 무산에 일부 D·E등급…운영방안 용역·약 64억 구조보강 추진


2024년 5월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동대문환경자원센터가 2년4개월째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화재 이후 생활폐기물과 음식물류폐기물, 재활용품 등의 상당 부분을 외부시설에서 처리하고 있고, 사업시행자인 ㈜동대문환경개발공사는 이듬해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동대문구는 결국 서희건설을 상대로 약 479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화재가 난 지 2년4개월이 지난 지금도 화재 원인과 책임, 보험금과 채권보전, 화재 이후 들어간 전체 비용, 환경자원센터의 향후 운영방향까지 주민에게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화재가 발생한 2024년 5월 이후 2026년 8월까지 음식물·재활용·대형폐기물 민간위탁 처리비만 155억7,765만3천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것도 화재 이후 발생한 전체 비용은 아니다.

동대문구는 정밀구조안전진단과 폐기물 처리·철거 실시설계, 각종 안전·환경 관련 사업을 진행했고 2026년에는 환경자원센터의 향후 운영방안을 결정하기 위한 연구용역비까지 편성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난 2년4개월 동안 무엇을 확인했고 얼마를 썼으며, 앞으로 환경자원센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주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일이다.

화재 원인, ‘원인 불명’ 아니었다

환경자원센터 화재는 2024년 5월15일 오전 8시20분께 용두동 환경자원센터에서 발생했다. 불은 다음 날 오전 5시께 진화됐으며 당시 500여 명의 인력과 차량 109대가 투입됐다. 서울시 관련 영상자료에는 폐기물 소실과 배출물질 농도 초과 피해도 기록돼 있다.

화재 직후에는 정확한 원인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후 소방과 경찰 조사, 동대문구의회 보고자료를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이 조금씩 드러났다.

동대문소방서의 화재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연소산화설비의 회전식 체인이 끊어진 상황에서 작업자가 탈취 송풍기를 수동으로 작동했고, 정상적인 공정을 거치지 못한 고온의 가스가 약액세정탑 쪽으로 이동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적으로 설비가 작동했다면 고온의 가스가 냉각되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수동조작 과정에서 고온의 가스가 그대로 이동하면서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경찰도 이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실화 혐의를 인정해 환경자원센터 관계자를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한 것으로 구의회 보고자료에 나타나 있다.

따라서 환경자원센터 화재를 단순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 정도로 정리할 사안은 아니다.

다만 검찰이 송치된 사건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처분했는지는 현재까지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기소 여부와 처분 결과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화재 이전부터 시설 관리와 운영을 둘러싼 지적도 있었다.

과거 동대문구의회에서는 연소산화설비 2기를 정상적으로 계속 가동해야 하는데도 운영사가 일부 설비만 가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현장 근로자의 안전교육과 보호장비 착용, 시설과 장비의 내구성, 운영관리 문제도 거론됐다.

운영 초기에도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의 정상가동과 시설 관리, 외부 위탁처리 문제가 여러 차례 제기됐다.

결국 이번 화재는 2024년 5월 어느 날 발생한 사고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시설을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해왔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밀안전진단 일부 D·E등급…구조물까지 손상

화재 이후 실시된 정밀구조안전진단 결과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동대문구의회에서 공개된 집행부 답변을 보면 구는 화재 이후 환경자원센터에 대한 정밀구조안전진단을 실시했고 2024년 11월 결과를 받았다.

진단 결과 기둥과 천장부, 슬래브 등의 내력이 부족하거나 성능이 저하돼 보수·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말 202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이경선 청소행정과장은 화재 피해구역 가운데 일부가 정밀구조안전진단에서 D등급과 E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경자원센터 문제가 단순히 불에 탄 기계설비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건축 구조물 자체의 안전성까지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구는 이후 지하 3층 보강 잭서포트 설치와 구조물 보수·보강 실시설계 등 안전조치를 추진했다.

2026년 1월에는 ‘동대문환경자원센터 구조물 보수 보강 공사 실시설계 용역’이 2,200만 원 규모로 발주됐고, 3월에는 지하 3층 보강 잭서포트 설치사업도 추진됐다.

화재 10개월 뒤 파산 움직임…이듬해 봄 법원행

환경자원센터 사업시행자는 ㈜동대문환경개발공사다.

민간투자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으로, 최근 구의회 자료에서는 서희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것으로 설명됐다.

화재 이후 동대문구는 사업시행자와 서희건설 측에 시설 복구를 요구했다.

구의회 답변자료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이후 2025년 4월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복구 이행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5년 3월에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이 참여한 환경자원센터 화재복구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실시협약 중도해지와 손해배상 문제 등을 검토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는 결국 파산절차로 들어갔다.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동대문환경개발공사는 2025년 봄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고 같은 해 5월 파산선고가 내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파산 이후 동대문구는 파산관재인에게 채권을 신고하고 실시협약 중도해지와 사업시행자 지정취소 절차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 자체의 자산이 많지 않아 파산절차에서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구의회에서 제기됐다.

2025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사업시행자의 자산보다 임금 등 우선변제 채권이 먼저 처리될 가능성이 있어 동대문구가 파산배당을 통해 실질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도 나왔다.

구의회는 서희건설과 사업시행자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실시협약과 화재 이후 대응을 확인하려 했지만 관련자들이 출석하지 않았고, 2025년 6월 구의회는 증인 불출석에 따른 과태료 부과 절차를 밟았다.

결국 동대문구는 같은 해 하반기 손해액 감정을 진행한 뒤 2025년 11월14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서희건설을 상대로 약 479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시간순으로 보면 ‘2024년 5월 화재→2025년 3월 실시협약 해지·손해배상 검토→4월까지 복구 이행 요구→2025년 봄 사업시행자 파산신청→5월 파산선고→파산채권 신고 및 실시협약 중도해지·사업자 지정취소 절차→7월 증거보전 신청→손해액 감정→11월14일 서희건설 상대 약 479억 원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동대문구가 사업시행자의 파산 가능성을 언제 처음 인지했고, 파산에 앞서 사업시행자의 자산과 보험금 청구권 등 구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보전조치를 취했느냐는 점이다.

보험은 최대 500억 규모라는데…어디까지 확보했나

환경자원센터는 화재 당시 보험에 가입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2024년 구의회 회의에서 구 관계자는 사업시행자가 보험에 가입했으며 설비 부분은 약 200억 원 규모, 건물을 포함하면 보험계약상 약 500억 원 정도의 규모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보험은 동대문구가 직접 가입한 것이 아니라 실시협약 등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가입한 보험이었다.

따라서 보험회사가 어디인지, 보험금 청구는 언제 이뤄졌는지, 손해사정 결과는 얼마인지, 현재까지 지급된 보험금은 얼마인지,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업시행자의 파산 가능성이 나타났을 당시 동대문구가 보험금 채권에 대해 어떤 보전조치를 취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479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 못지않게 손해 발생 직후 확보할 수 있었던 보험금과 재산을 어느 정도 확보했는지도 주민들에게 설명돼야 한다.

화재 전 70억6천만 원…화재 뒤 민간위탁 처리비 155억7천만 원

환경자원센터 문제를 따질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경제성이다.

동대문구가 2026년 2월 민원 답변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외부 폐기물 처리 관련 예산은 재활용품 24억7,380만 원, 음식물류폐기물 36억7,500만 원, 대형폐기물 7억272만 원으로 모두 68억5,152만 원이다.

반면 화재 이전인 2024년 환경자원센터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도록 편성됐던 사용료는 70억6,671만1천 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 외부 위탁처리 관련 예산이 화재 전 환경자원센터 사용료보다 약 2억1,519만 원 적다.

이번에 동대문구가 동대문이슈에 보내온 ‘연도별 폐기물 민간위탁 처리비’ 자료를 통해 화재 이후 실제 외부처리 규모도 추가로 확인됐다.

2024년 5월부터 연말까지 음식물·재활용·대형폐기물 민간위탁 처리비는 44억9,683만2천 원이었다.

음식물 26억9,324만4천 원, 재활용 13억4,321만6천 원, 대형폐기물 4억6,037만2천 원이다.

2025년에는 모두 65억1,691만8천 원으로 음식물 41억6,004만4천 원, 재활용 17억2,392만8천 원, 대형폐기물 6억3,294만6천 원이었다.

2026년에는 8월까지 45억6,390만3천 원이 투입됐다. 음식물 27억6,629만2천 원, 재활용 10억2,687만1천 원, 대형폐기물 7억7,074만 원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화재가 발생한 2024년 5월 이후 2026년 8월까지 세 분야 민간위탁 처리비만 155억7,765만3천 원이다.

구가 제시한 향후 예상 연간 처리비는 총 68억4,425만 원으로 음식물 38억5,436만3천 원, 재활용 17억1,127만 원, 대형폐기물 12억7,861만7천 원이다.

앞서 2026년 예산 기준으로 제시된 68억5,152만 원과 총액에서는 불과 727만 원 차이지만 세부 항목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향후 연간 대형폐기물 처리비는 기존 7억272만 원에서 12억7,861만7천 원으로 높아진 반면 재활용은 24억7,380만 원에서 17억1,127만 원으로 낮아졌다.

산정시점과 물량, 처리단가 등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또 155억7,765만3천 원은 어디까지나 음식물·재활용·대형폐기물의 민간위탁 처리비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비와 소각·매립비, 폐수·슬러지·잔존폐기물 처리비, 시설 철거·안전관리·구조보강비, 각종 용역과 소송비용까지 포함한 화재 이후 전체 비용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 숫자만으로 ‘외부 위탁처리가 환경자원센터보다 싸다’거나 반대로 ‘센터 복구가 유리하다’고 결론내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환경자원센터 사용료에는 고정비와 변동비, 시설관리비 등이 포함됐고 폐기물 수집·운반비 등은 별도 항목일 수 있다. 화재 이전에도 센터에서 처리하지 못한 일부 물량은 외부에 위탁했다.

경제성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센터 사용료뿐 아니라 수집·운반비, 외부처리비, 소각·매립비, 유지보수비 등을 포함해 화재 이전과 이후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해야 한다.

주민은 얼마나 부담하고, 구는 얼마나 쓰나

여기에 주민들이 직접 부담하는 폐기물 관련 수수료와 동대문구의 전체 폐기물 관련 지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대문구의회 예산심사 자료를 보면 2025년도 예산 기준 종량제봉투 판매수입은 약 69억 원, 음식물 RFID 종량제 수수료는 약 20억 원, 대형폐기물 관련 수수료는 약 4억7천만 원으로 폐기물 관련 세입은 모두 약 94억 원 규모다.

박남규 동대문구의원은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종량제봉투 등을 제작하는 데 약 10억 원이 들어가고 봉투 판매 등을 통해 90억 원대의 수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기본적인 쓰레기·폐기물 처리비용은 200억 원 정도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당시 김광훈 청소행정과장은 일부 오물 관련 비용 등은 그 200억 원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고, 관련 세입은 약 94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질의·답변만 놓고 보면 주민이 종량제봉투 등을 통해 부담하는 폐기물 관련 세입은 연간 90억 원대인 반면 동대문구의 폐기물 관련 지출은 200억 원을 넘어서는 구조라는 취지다.

다만 약 94억 원의 폐기물 관련 세입과 외부 폐기물 위탁처리비 68억 원대를 그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94억 원은 종량제봉투와 음식물, 대형폐기물 등에서 발생하는 세입이고 68억 원대는 음식물·재활용·대형폐기물 외부시설에 지급하는 처리비이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비와 종량제봉투 제작비, 자원회수시설 소각·반입비 등도 별도로 들어간다.

결국 주민들이 폐기물 처리에 실제 부담한 돈과 동대문구가 수집·운반·처리·소각 등에 실제 지출한 돈을 함께 보여주는 ‘동대문구 폐기물 처리 전체 장부’가 필요하다.


화재 뒤에도 계속 들어가는 돈

환경자원센터 화재로 인한 재정부담은 외부 위탁처리비에서 끝나지 않는다.

화재 이후 센터 내부에 남은 폐기물과 폐수, 슬러지를 처리하고 손상된 설비를 철거하거나 건축물을 보강하기 위한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2025년 4월 ‘동대문 환경자원센터 피해시설 철거 및 폐기물 처리’를 정책실명제 사업으로 등록했고, 화재 이후 남아 있던 폐기물 등으로 발생한 해충 방제작업도 진행했다.

이후 화재 잔존물 및 폐기물 처리 실시설계가 추진됐으며, 2025년 말에는 환경자원센터 폐수저장조 음폐수 처리 용역이 1억4,685만4,790원에 계약됐다.

2026년에도 소화조 내부 폐기물과 고착슬러지 처리, 투입호퍼 폐기물 처리, 재활용선별장 가벽 철거, 임시 구조보강재 설치와 재해예방 기술지도, 설비 철거 안전관리, 철거 폐기물 처리 등이 이어졌다.

확인된 계약 가운데 소화조 내 폐기물 처리 용역은 5억8,340만5,160원, 투입호퍼 폐기물 처리 용역은 1,724만5천 원, 재활용선별장 가벽 철거공사는 1,136만5천 원이다.

2026년 8월에는 ‘동대문환경자원센터 시설물 사전사후 현황조사 용역’도 1천만 원 규모로 발주됐다.

법원 증거보전과 손해액 감정, 소송에도 비용이 들어갔다.

구의회 자료에서 확인되는 관련 예산을 보면 손해액 감정료로 1억1천만 원이 예비비에서 사용됐고 손해배상 소송의 인지대와 송달료 등 소송 수행을 위해 1억5,162만2천 원이 별도로 편성됐다.

두 금액만 약 2억6천만 원 규모다. 다만 실제 최종 집행액과 향후 추가 소송비용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 구조보강이나 시설 복구가 본격화하면 추가 비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2024년 5월 화재 이후 환경자원센터와 관련해 직접·간접적으로 추가 지출한 비용을 하나의 장부로 정리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오·폐수 처리 뒤 공기질·유해가스·수질검사…결과는?

화재 이후 시설 내부의 환경안전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말 구의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이경선 청소행정과장은 환경자원센터의 오·폐수 처리 이후 2025년 11월27일 실내 공기질과 유해가스, 수질 등을 측정했으며 당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화재 이후 음식물류폐기물과 각종 폐수·잔존물이 장기간 시설 내부에 남아 있었던 만큼 시설 내부의 유해가스와 수질상태는 향후 철거·보강공사와 시설 활용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당시 측정결과와 이후 추가 검사 결과가 있다면 구조안전진단 결과와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소방용수는 어디로 갔나…폐수처리비도 밝혀야

화재 당시 발생한 폐수 문제도 별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환경자원센터처럼 각종 폐기물이 쌓여 있는 시설에서 화재진압에 사용된 물은 폐기물과 화재 잔존물, 각종 오염물질과 접촉하면서 오염수나 폐수 형태로 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화재 이후 환경자원센터에는 폐수와 음폐수가 장기간 남았고 이를 별도로 처리하기 위한 용역도 발주됐다.

그러나 화재진압 과정에서 사용된 소방용수가 정확히 얼마나 됐는지, 이 가운데 오염수나 폐수로 분류된 양은 얼마인지, 어느 시설로 운반해 처리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중랑물재생센터 등 외부 처리시설로 반입한 물량과 처리기간, 운반비·처리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화재 당시 발생한 폐수와 이후 시설 내부에 장기간 남아 있던 음폐수는 구분해 비용을 산정해야 한다.

2025년에는 ‘하반기 재가동’을 예상했다

환경자원센터의 향후 방향을 살펴보면 정책의 흐름에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확인된다.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 자료에 따르면 동대문구는 2025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화재로 가동이 중지된 환경자원센터가 2025년 하반기 중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센터가 재가동되기 전까지 필요한 잔재폐기물 위탁처리와 재활용품 초과분 처리 등을 감안해 관련 예산 14억1,800만 원을 편성했다.

즉 14억1,800만 원은 환경자원센터 자체를 복구하기 위한 공사비가 아니라 센터의 하반기 재가동을 예상한 상황에서 외부처리가 필요한 기간과 물량을 고려해 편성한 관련 폐기물 처리예산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환경자원센터는 재가동되지 않았다.

결산검사에서는 하반기에 시설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예산 불용이 예상됐는데도 관련 사업비를 적기에 감액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적어도 2025년도 예산을 편성할 당시 동대문구는 환경자원센터의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후 사업시행자가 파산했고 집행부에서는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이라는 설명이 등장했으며, 2026년에는 ‘향후 운영방안 연구용역’ 예산이 편성됐다.

‘타당성 조사 후 결정’에서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2025년 초 동대문구는 구의회에서 환경자원센터 향후 운영과 관련해 시설의 기술적·경제적·환경적 타당성 조사 결과와 사업시행자의 대응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설 폐쇄 여부와 직영 또는 민간사업 유지 여부 역시 주민과 소통해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2025년 말 202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는 다른 설명이 등장했다.

정성영 의원이 환경자원센터의 방향이 설정됐느냐고 묻자 이경선 청소행정과장은 아직 방향이 설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 의원이 구청장은 환경자원센터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묻자 배희정 스마트교통국장은 큰 방향은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정해졌고 어떤 시설이 들어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청소행정과장 역시 시설 자체를 구민과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2025년 초 ‘기술적·경제적·환경적 타당성 조사 후 결정’에서 같은 해 말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정책기조가 달라진 과정과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는 설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환경자원센터 재가동과 외부 위탁처리, 다른 용도로의 전환을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한 최종 타당성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향후 운영방안 연구용역 2,200만 원…결과는 어디에

2026년도 예산에는 환경자원센터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한 별도의 연구용역비 2,200만 원이 편성됐다.

구의회 예산심사에서 최영숙 의원이 이 정도 예산으로 환경자원센터의 향후 방향을 결정할 연구용역이 가능한지를 묻자 이경선 청소행정과장은 일반적인 연구용역비로 편성했다고 답했다.

정성영 의원이 동대문구 전체 폐기물 처리방안에 관한 것인지, 환경자원센터 자체의 향후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인지 묻자 이 과장은 환경자원센터 향후 방향에 대한 용역이라고 설명했다.

노연우 의원이 현재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냐고 묻자 집행부는 건물을 그대로 사용할지 여부까지 포함해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결국 당시까지도 환경자원센터 건물을 그대로 사용할지, 어떤 시설로 활용할지 최종 확정되지 않았던 셈이다.

그런데 2026년 9월 현재 동대문구 공개 계약·발주자료에서는 2,200만 원이 편성된 ‘환경자원센터 향후 운영방안 연구용역’의 실제 계약과 최종 결과보고서를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발주 여부와 수행기관, 진행상황, 결과 공개시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방향도 정하지 않았는데 구조보강 약 64억?

구의회에서는 환경자원센터의 향후 운영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억 원의 구조보강비를 먼저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서정인 의원은 환경자원센터 구조물 보강에 약 63억 원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를 거론하면서 시설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정책방향을 먼저 정하고 연구용역과 주민 공론화 등을 거친 뒤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방법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집행부는 안전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정밀구조안전진단 결과 화재 피해지역 일부에서 D·E등급이 나왔고 기둥과 슬래브, 보 등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다른 질의에서 이경선 청소행정과장은 구조물 보수·보강 공사비로 약 64억 원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D·E등급 시설이라면 붕괴나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한 긴급 안전조치는 필요할 수 있다.

다만 향후 시설을 철거할지, 폐기물 처리시설로 다시 사용할지, 주민시설로 전환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약 64억 원 가운데 어디까지가 최소 안전조치이고 어디부터가 향후 활용을 전제로 한 투자인지는 구분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화재 대응백서까지 추진…그동안 무엇을 확인했나

동대문구는 환경자원센터 화재와 관련해 별도의 백서 제작도 추진했다.

2025년 12월 안전재난과는 ‘환경자원센터 화재사고 대응백서 제작’을 2,500만 원 규모로 발주계획에 올렸다.

사업내용은 ‘동대문환경자원센터 화재 발생·수습·복구과정 및 향후 화재대응 계획에 관한 백서’다.

화재 발생과 진압, 수습, 복구과정이 종합적으로 정리된 백서가 실제 완성됐다면 주민들에게도 중요한 자료다.

화재 당시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부서별로 어떻게 대응했는지, 폐수와 잔존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했으며 복구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견됐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서의 제작·완료 여부와 공개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479억’은 어떻게 계산됐나

동대문구가 서희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약 479억 원이다.

구의회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환경자원센터 복구비이고 외부 폐기물 처리비와 기타 손해액 등이 포함된 것으로 설명돼 있다.

구의회 심의과정에서는 센터 복구비가 약 370억 원, 외부 폐기물 처리 관련 비용이 약 45억 원 수준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479억 원이라는 전체 숫자만으로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건축물 복구비와 기계·설비 교체비, 외부 폐기물 처리비의 산정기간, 폐수와 잔존폐기물 처리비, 향후 예상비용 등이 각각 얼마인지 세부 산정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에 구가 보내온 자료에서는 화재 이후 2026년 8월까지 음식물·재활용·대형폐기물 민간위탁 처리비만 155억7,765만3천 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소송 당시 외부 폐기물 처리비로 산정한 범위와 기간, 소송 제기 이후 추가로 발생한 비용의 처리방식도 확인해야 한다.

479억 원을 청구했다고 해서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법원의 판단과 책임비율, 보험금 지급 여부, 실제 손해액 인정범위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479억 원 소송 중’이라는 설명이 아니라 ‘479억 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세부 산정표’다.

환경자원센터 재가동이 답인가

더 근본적인 문제는 환경자원센터의 미래다.

화재 이전에도 환경자원센터의 경제성과 운영방식에 대한 논란은 있었다.

2023년 동대문구의회 회의에서는 센터 사용료와 외부 위탁처리비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구 관계자 답변도 나온 바 있다.

당시 환경자원센터 실시협약은 2030년까지 이어지는 구조였다.

전임 구청장 역시 환경자원센터의 향후 활용방안과 관련해 도심 한가운데 폐기물 처리시설을 둔 것이 적절했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서울 외곽 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시설을 조성해 사용하는 방안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구의회에서도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제는 환경자원센터를 완전히 복구하는 방안, 외부 위탁처리를 계속하는 방안, 경제성과 안전성이 확보되는 일부 시설만 복구하고 나머지는 외부 처리하는 혼합방식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야 한다.

센터를 복구한다면 복구비와 남은 사용연한, 향후 운영·유지비와 안전성을 계산해야 한다.

외부 위탁처리를 계속한다면 향후 10년 또는 20년간의 총비용과 외부시설의 반입제한, 처리단가 상승 위험 등을 따져야 한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동 처리시설을 구축하거나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의 현실성도 검토대상이다.

어느 한쪽의 비용만 놓고 ‘센터 복구가 낫다’거나 ‘외부 위탁이 싸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다.

2년4개월, 이제 주민에게 답해야 한다

환경자원센터 화재 발생 2년4개월.

그 사이 센터는 멈췄고 사업시행자는 파산했으며 동대문구는 서희건설을 상대로 약 479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갔다.

화재 이후 2026년 8월까지 음식물·재활용·대형폐기물 민간위탁 처리비만 155억7,765만3천 원이 들어갔다.

여기에 폐수와 슬러지, 잔존폐기물 처리와 시설 철거·안전관리, 구조보강, 각종 용역, 감정과 소송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재정부담은 이보다 크다.

반면 환경자원센터의 미래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2025년에는 하반기 재가동을 예상했지만 이후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이라는 설명이 나왔고, 2026년에는 향후 운영방안 연구용역비 2,200만 원을 편성하면서 동시에 약 64억 원 규모의 구조보강도 추진하고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하나다.

복구와 외부 위탁, 일부 시설을 활용하는 혼합방식 가운데 어느 것이 동대문구에 가장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먼저 장부와 자료를 주민 앞에 공개하는 것이다.

화재 전 센터의 실제 총운영비와 화재 이후 전체 지출액, 보험금과 파산채권 회수액, 479억 원 손해배상 청구액의 산정근거, 센터 복구비와 향후 운영비, 외부 위탁을 계속할 경우의 장기비용까지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해야 한다.

2024년 정밀구조안전진단 결과보고서와 폐기물 처리·철거 실시설계 결과, 공기질·유해가스·수질검사 결과, 화재사고 대응백서, 향후 운영방안 연구용역 자료 역시 주민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환경자원센터는 특정 부서나 몇몇 담당 공무원의 임기 동안만 사용할 시설이 아니다.

결정에 따른 비용과 결과를 앞으로 오랫동안 감당해야 할 사람은 동대문구 주민들이다.

그렇다면 장부를 먼저 열고 충분한 자료를 공개한 뒤 주민들과 함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순서다.

환경자원센터 문제는 민선 9기가 새로 만든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 누적된 운영과 관리의 문제, 경제성 논란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화재와 가동 중단, 사업시행자 파산과 479억 원 소송이라는 무거운 숙제로 남겨졌다.

민선 9기로서는 전임 구정으로부터 환경자원센터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한가득 넘겨받은 셈이다.

그러나 위기는 때로 새로운 선택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거의 문제는 차분히 정리하되 이제는 충분한 자료를 주민 앞에 내놓고, 복구와 외부 위탁, 새로운 활용방안 가운데 동대문구의 미래를 위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 짐을 또 다음으로 넘기지 않는 것, 그것이 민선 9기에 필요한 용기와 결단이며 이전 구정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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