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오래된 동네로 불리던 동대문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3년간 도시 전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났다. 주민의 불편을 직접 해결하고, 장기 미해결 과제를 정리하는 ‘현장 중심’ 행정이 빠르게 자리를 잡은 결과다. 이번 기사는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2회에 걸쳐 진행되는 특집 기사 중 1회차로, 도시 전반의 공간과 정책 변화에 집중한다.
대표적인 변화는 삼천리연탄공장 철거다. 1968년부터 가동되며 분진과 소음 민원의 중심이었던 공장은 2024년 7월 구가 부지를 매입하면서 철거 절차에 들어갔다. 해당 부지는 문화·체육·여가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10년 넘게 방치됐던 전농동 고등학교 예정 부지는 서울시와 협의해 서울시립도서관 조성으로 확정되었으며, 올해 12월 착공 전까지는 ‘지식의 꽃밭’으로 조성해 많은 구민들이 찾는 일상 속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립도서관은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는 미래형 녹색 건축물로 추진된다.
2023년에는 장평근린공원 인근 오래된 구민회관 건물을 해체하고, 구민체육센터와 복합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청량리정신병원을 철거한 자리에는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을 이전할 계획이다. 오랜 시간 지역의 짐처럼 여겨졌던 공간들이 차례차례 새 숨결을 얻고 있다.
도시의 일상 공간도 달라졌다. 서울 자치구 최초로 특별사법경찰을 운영한 동대문구는 거리가게 실명제와 점유 구역 구분제를 도입해 전체 572곳 중 230여 곳(약 41%)을 정비했다. 청량리역, 제기동역 주변의 혼잡했던 보행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서울시 거리가게 정비 최우수구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도심 속 여가공간도 확충됐다. 중랑천 수상스포츠 체험장에서는 카약, 패들보드 등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배봉산의 숲속 폭포, 황톳길, 메타세쿼이아길 조성 등으로 누구나 쉽게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일상이 만들어졌다.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에는 눈썰매장이 문을 열고 중랑천 텃밭에서는 정서와 건강을 함께 돌보는 도심 속 자연 체험이 가능하다. 천장산 국립산림과학원 내에는 ‘뚝딱뚝딱 천장산 나무공방’이 문을 열고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목공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해 여름 중랑천변에서 맥주축제를 열어 다양한 수제맥주와 먹거리, 뮤지컬 콘서트·공연으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같은 해 ‘동대문페스티벌_이동무대’라는 새로운 형식의 축제를 통해 가을의 정취 속에서 다양한 ‘이동식’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동대문구는 스마트도시로의 전환도 본격화되어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24년 스마트도시 인증제’에서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과 혁신이 결합된 미래형 도시로 인정받았다. 어린이보호구역과 횡단보도 주변의 스마트 교통안전시스템 확충, 로봇 재활기기 대여, 원격 재활상담 시스템 등의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복지 분야에서는 ‘동백꽃 프로젝트’를 통해 고령자 방문 진료를 제공하고, AI·IoT 기반 건강관리사업도 지속 확대 중이다. 신중년의 인생 2막을 응원하는 동대문 50+센터, 소통과 화합의 중심지가 될 동백꽃 노인종합복지관이 올해 하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다.
‘동네방네 두드림 활동단’을 통한 고립가구 발굴, 생명존중 신호등 사업을 통한 자살 예방 정책도 성과를 내며 2021년 서울시 2위였던 자살률을 2024년 10위권으로 낮췄다. 경로당 중식 주5일 지원, 동행 헤어, 다문화가족·정신건강·반려동물 돌봄까지 생활 밀착형 복지 서비스가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교육정책도 민선 8기의 핵심 과제다. 교육경비보조금은 2022년 80억 원에서 2025년 155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고, 영어교육 로드맵, 대학 연계 진로체험, IB 프로그램 도입 등도 추진 중이다. 특히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경희대 등 관내 대학과의 협력은 공교육과 진로 교육의 품질을 함께 높이고 있다.
주거환경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청량리3‧4구역’, ‘동부청과시장’, ‘용두6구역’까지 청량리역 주변 4곳 모두 공동주택 및 업무·판매시설이 들어서며 주거 환경이 개선됐다. 지난 1월에는 ‘이문1구역’이 준공됐다. 1806세대가 입주하는 ‘휘경3구역’이 준공을 앞뒀고, ‘이문3구역’도 11월 준공 예정이다. 2008년 정비 구역으로 지정된 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자로 선정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은 ‘신설1구역’이 지난 3월 서울시 공공재개발사업 최초로 사업시행계획 인가 절차를 완료했다. 건축·경관·교육 분야를 통합한 심의를 거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27년 착공, 2029년 8월 준공이 목표다.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개선과 복합개발도 눈에 띈다. 구는 수인분당선 단선 철도 신설 타당성 조사를 자체 용역으로 추진 중이며, 2030년경 GTX-B, GTX-C, 면목선 등 12개 철도노선이 만나는 서울 동북권 핵심 거점으로서 청량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춰 ‘청량개벽’ 복합개발 구상을 수립하고 있으며, 경원선 지하화 이후 상부 공간을 상업·문화·교통 복합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청량리역 일대는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지정되어 규제 특례를 통한 행정문화복합타운 조성이 기대되며, 동부정비창 등 대체 개발 시나리오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왕산로 ‘빛의 거리’ 조성, 청량리역 광장 구 상징물 설치 계획도 청량리 도심경관 개선의 일환이다.
지역 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도 병행된다. 제기동과 청량리동 일대 9개 시장은 ‘나인 보우 마켓’으로 통합 브랜드화되며, 서울시의 디자인 혁신시장 사업으로 200억 원이 투입된다. 한국외대 서포터즈 30명이 각국 언어로 SNS 홍보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경동시장은 최근 2년 사이 카드매출이 74%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전통시장 개선 및 물가 안정 정책으로 살맛나는 생활형 상권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동대문구 소상공인지원센터는 자영업자 대상 창업·경영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며 ‘2050 탄소중립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생활 밀착형 실천 전략을 추진 중이다. ZEB(제로에너지빌딩) 설계 의무화, 전통시장 탄소중립 교육, 공동주택 에코마일리지 홍보, 생애주기별 탄소중립 교육, 녹지 확대, 주민 협의체 운영 등 실질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행정 전반에서도 친환경 실천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처럼 지난 3년은 정체된 도시가 재도약의 흐름을 만든 시간이었다. 이필형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도 주민과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동대문을 만들겠다.”라며 “문제 해결 중심의 행정을 통해 머물고 싶은 동대문을 완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부터 ‘NICE·NOW·NEW·NEXT’의 4N CITY를 중심으로 한 구정 운영방향이 새롭게 추진된다. 먼저 ‘NICE’는 ‘좋아요, 동대문’이다. 구민들이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가자는 것을 의미한다. 2년 넘게 추진해온 꽃의 도시, 걷기 좋은 도시 사업들이 방향성을 보여준다.
‘NOW’는 ‘지금 여기 동대문’을 의미한다. 탄소중립도시 조성, 스마트도시 인프라 구축 등 현재의 도시 기반을 더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NEW’는 ‘변화와 혁신의 동대문’이다. 2025년에는 네 가지 중점 추진 사업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삶이 풍요로운 문화도시 ▲약자와 함께하는 동행도시 ▲동북권의 중심 미래도시를 통해 동대문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동대문구를 글로벌 스탠더드 미래도시로 우뚝 서게 만들겠다는 것이 ‘NEXT’다.
특히 NOW 비전의 일환으로 동대문구를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역 특성에 맞는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1권역 전통시장 혁신 지구(제기-청량리) ▲2권역 디지털교육 지구(전농-답십리) ▲3권역 수변 문화공간 지구(장안) ▲4권역 청년창업 혁신 지구(이문-휘경-회기) ▲5권역 패션봉제산업 지구(용두-신설)로 각 권역이 가진 자원을 특화하고 동대문구 전역을 균형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4N CITY는 구정의 철학이자 실천 전략이며, 궁극적으로는 ‘사람 중심의 미래 도시 동대문구’로 나아가기 위한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3년간의 경험과 변화가 4N CITY를 통해 체계화되는 만큼 구민의 삶을 더욱 실질적으로 바꾸는 정책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