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최동민)가 ‘2026년 을지연습’ 3일차인 20일 민방공 대피훈련과 소방 비상대응체계 점검, 청량리청과물시장 일대 긴급차량 길 터주기 훈련을 잇달아 실시하며 생활 현장 중심의 비상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이날 훈련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장한평역을 시작으로 동대문소방서와 청량리청과물시장으로 이동하며 진행됐다.
단순한 상황보고나 도상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하철역과 소방서, 전통시장 현장을 직접 돌며 민방공 대피와 화재·응급상황 발생 시 주민과 관계기관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
* 첫 일정은 장한평역…민방위대장 30명 격려
최동민 구청장은 오후 1시 장한평역으로 이동해 오후 1시 20분께 장한평역 3번 출구 내부에서 장안1동 통장으로 구성된 민방위대장 30여 명을 격려했다.
민방공 대피훈련은 공습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민들이 가까운 대피시설의 위치를 알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실제 행동요령을 숙지하기 위한 훈련이다.
동대문구는 주민들이 평소 가까운 민방위 대피시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우리동네 안전지도’를 제작해 안내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동대문구에는 정부·지자체 공공기관 지하층과 지하철역, 지하주차장, 지하보도 등 모두 75개소의 공공용 대피시설이 지정돼 있다.
민간 소유시설 가운데 대피기능을 갖추고 방송청취가 가능한 지하시설도 대피시설로 활용된다.
비상시에는 정부 방송이나 민방위 경보에 따라 행동하고, 평소 거주지와 직장 주변의 대피소 위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피할 때는 생필품을 무리하게 많이 챙기기보다 휴대용 라디오와 응급처치용품, 식수, 손전등 등 필요한 비상용품을 준비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 동대문소방서로 이동…을지연습·소방 대응체계 보고
장한평역 일정을 마친 최 구청장은 오후 1시 40분께 동대문소방서로 이동해 김홍곤 동대문소방서장과 소방 관계자들로부터 소방서 현황과 을지연습 추진상황을 보고받고 티타임을 가졌다.
자리에는 동대문소방서 관계자들과 서정배 의용소방대장, 장병은 의용소방부대장 등이 함께했다.
동대문소방서는 장안동에 위치해 동대문구 화재·구조·구급 현장을 지휘하는 재난대응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소방행정과·재난관리과·예방과와 현장대응단 등 3과 1단 체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청량리·전농·용두·휘경 등 4개 안전센터를 통해 지역별 현장 대응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보고에 따르면 동대문소방서에는 소방공무원 271명과 의용소방대원 22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소방차량 44대와 드론 2대 등 각종 화재·구조·구급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재·구조·구급을 합해 2만7천여 건의 현장 출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소방서 측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벌집 제거와 동물 구조, 잠금장치 개방 등 생활안전 출동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폭염 속에서도 소방대원들이 20㎏ 안팎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을지연습과 관련해서는 18일 비상소집을 시작으로 19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테러 대응 실제훈련을 실시했으며, 이날 청량리 전통시장 일대에서 소방통로 확보훈련을 진행하는 일정도 보고됐다.
* 최동민 “도상훈련 아닌 실제 움직이는 훈련 의미”
최동민 구청장은 이날 소방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형식적인 훈련보다 실제 현장에서 대응능력을 점검하는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구청장은 을지연습과 관련해 “단순한 메시지나 개념훈련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는 실전훈련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실제 재난상황에서 기관별 대응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는 특히 동대문구 전통시장의 화재 취약성이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 화재 위험성도 집중 논의
소방 관계자는 경동시장을 비롯한 동대문구 전통시장의 경우 오래된 건축물이 밀집해 있고 상점들이 좁은 공간에 맞붙어 있는 데다 가스통 등 화재 확산 위험요인이 많아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동시장에는 서울에서 드물게 전통시장 화재 대응에 특화된 의용소방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평소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화재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초기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과거 시장 화재 현장에서 LPG 가스통 등이 폭발하며 화재가 급격히 확산됐던 사례도 언급됐다.
현장 관계자들은 전통시장 화재의 경우 모든 지역을 동시에 진압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화재 확산을 차단할 방어선을 신속하게 설정하고 인명피해와 주변 건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구청장도 “시장에는 많은 점포가 밀집돼 있고 오래된 건물도 많아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며 실제 상황에 대비한 반복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골든타임’ 지키려면 결국 길이 열려야
이날 훈련의 마지막 일정은 긴급차량 길 터주기였다.
화재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아무리 많은 소방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소방차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동대문소방서가 배포한 ‘소방차 길 터주기 실천요령’에는 화재 발생 후 초기 대응을 위한 약 5분과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인 4~6분의 중요성이 강조돼 있다.
특히 청량리청과물시장처럼 차량과 상가, 보행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지역에서는 불법주정차나 통행 방해 차량 몇 대만 있어도 소방차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
때문에 ‘소방차 길 터주기’는 단순한 교통질서 캠페인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 확보훈련이라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긴급차량을 만났을 때 교차로나 교차로 부근에서는 교차로를 피해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해야 하며, 일방통행로에서는 오른쪽 가장자리로 차량을 이동해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
일반도로에서는 진행방향에 따라 좌·우측으로 차량을 양보하고,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도 사이렌이 들리면 긴급차량의 위치를 확인한 뒤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기본 행동요령이다.
* 실제 화재 출동 가능성 고려…구청장은 별도 차량서 훈련 점검
오후 2시부터 동대문소방서 소방차량이 청량리청과물시장 방향으로 실제 이동하며 긴급차량 통로 확보훈련에 들어갔다.
최동민 구청장은 이날 길 터주기 훈련 중 실제 화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소방차량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소방차에 탑승하지 않고 별도의 구청 차량으로 이동하며 훈련 상황을 지켜봤다.
훈련을 위해 출동한 소방차량이라 하더라도 실제 화재나 구조·구급 신고가 접수되면 곧바로 현장 출동으로 전환해야 하는 만큼, 훈련이 실제 소방대응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한 조치다.
소방차량은 동대문소방서에서 청량리청과물시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이동하며 운전자와 시민들에게 긴급차량 양보의 중요성을 알리고 실제 도로 여건에서 소방통로가 제대로 확보되는지를 점검했다.
이어 청량리청과물시장 일대에서는 긴급차량 통로 확보 캠페인이 진행됐다.
소방과 구청 관계자들은 시장 상인과 시민들에게 소방차 진입로 확보와 불법주정차 금지, 긴급차량 접근 시 양보운전의 필요성을 알렸다.
최 구청장도 별도 구청 차량으로 훈련 이동 상황을 살핀 뒤 시장 현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화재나 응급상황 발생 시 소방차와 구급차가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 ‘대피할 곳을 알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 생활 속 재난대응
이날 을지연습 3일차 일정은 장한평역 민방공 대피훈련에서 시작해 동대문소방서 비상대응체계 점검, 청량리청과물시장 긴급차량 길 터주기로 이어졌다.
훈련 장소와 내용은 달랐지만 목적은 하나였다.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민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고, 소방과 관계기관은 어떻게 움직일지를 숙지하며, 시민들은 소방차와 구급차가 골든타임 안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특히 전통시장과 노후주택,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한 동대문구에서는 화재와 재난이 발생한 뒤의 대응만큼 평상시 대피시설을 확인하고 소방통로를 확보하는 생활 속 안전의식이 중요하다.
동대문구는 이번 을지연습에서 확인된 현장 대응체계와 관계기관 협조사항을 다시 점검하고, 실제 재난 발생 시 구청과 소방·경찰·민방위대 등이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대응역량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동대문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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