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늘어나는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비해 주차장 안전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구는 향후 건축 인·허가시 해당 기준을 꼼꼼히 살필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38만 9855대다. 전년 대비 68.4%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관련 화재 사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 11월 기준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는 36건으로 5년 전 대비 12배 급증했다. 배터리 과충전·과열 등이 주원인이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공공건축물 등은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화재와 관련한 안전기준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중구가 나섰다. 법 개정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신속하게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전 기준 적용대상은 2월 23일 이후 중구에서 건축심의·허가를 받는 건축물이다.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건축물 중 신·증축을 앞둔 곳이 주요 대상이다.
우선 전기차 충전소와 전용 주차구역을 가급적 지상에 설치하게 할 방침이다. 소방차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상주차장이 없는 경우, 지하1층 등 피난층과 가까운 곳에 설치하도록 한다. 인접 차량으로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 방화구획도 권장한다. 아울러 피난 계단과 인접한 곳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막는다.
전용 소화설비도 갖추게 할 방침이다. 화재 발생시 온도가 1000℃이상 치솟아 진화가 쉽지 않은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소화용 차수판과 전용 급수설비 설치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중구에선 향후 전기차 화재 발생시 차를 물에 담궈 불을 끄는 '이동식 수조'를 이용한 진화가 가능해진다. 신속한 초기 대응을 위해 주차구획별로 전용 소화기와 안내판도 부착하게 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따른 제도가 발빠르게 뒷받침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이처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영역을 먼저 찾아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살기좋은 중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