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호 중구청장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인사 청탁, 직원 갑질, 민생 볼모 등 반칙 특권에 젖은 낡은 정치 뿌리 뽑아야한다며, “독재와 싸우는 것보다 지역의 낡은 정치와 싸우는 것이 힘든 1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 구청장은 중구청에서 ‘어느 구청장의 하소연’이란 제목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시급한 민생예산을 볼모로 구청 직원 인사 등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도를 넘어선 낡은 정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서 구청장은 구청 직원에 대한 인사개입도 모자라 직능단체 간부 인사에까지 손을 뻗쳤다면서 자신이 원치 않는 사람이 임명됐다는 이유로 이와는 전혀 관계없는 구의회 사무과장의 출근을 몇 주 동안 막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초 구의회 사무과장으로 발령 난 사무관이 책상과 의자로 사무실 자리가 가로 막혀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해당 사무관은 별 수 없이 사무실 옆 다른 공간에서 직무를 봤지만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구는 당사자 요청에 따라 20여일 만에 다른 부서로 전보했다”고 밝히며.
“단지 국장 인사발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구의회에서 출석반대 결의를 통해 해당 국장의 회의 참석을 막은 사례도 언급하였다. 특히 그는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환경미화원의 부당 채용을 강요한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있었던 환경미화원 채용에서 부당한 청탁 압력이 있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도 말했다.
이 밖에 서 구청장은 “구의회 회기 준비와 행사에서 구청 직원들에 하는 반말과 욕설은 이미 일상이 되었고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신 후 구청 직원에게 술값을 대납시키는 일도 있었다”면서, “본회의장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불법 건축물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으면서 살고 있다”는 제보 내용도 공개했다.
서양호 구청장은 “이러한 행태에도 그동안 감내한 이유는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구청 직원과 구민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참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정치활동만 23년째로 임기 초반 구청장 길들이기나 주도권 잡기로 여겨 참았다”며, “아직도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청탁이 통하지 않자 구민들의 시급한 안전과 민생 관련 예산을 흥정 대상으로 삼았다”며 입장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구는 지난 3월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비롯해 침수로 누전 사고가 났던 명동주민센터의 시설 개선 등 49억 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구의회 임시회에 제출하였으나 구의회는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이번 달 정기회에도 초등학생 돌봄 확대, 소상공인 지원, 노인복지관 화재 예방 등 301개 사업에 걸쳐 223억 원의 추경예산 심의를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다”고 밝히며.
서양호 구청장은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동주민센터 직원들과 주민들이 2개월 동안 고심하며 마련한 동 일자리 사업과 숙원사업 등 73억 원에 대해서도 심의를 거부한 것”이라며 추경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미리 확보한 국·시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우려하며,
“중구의회는 올 6개월 간 두 번에 걸쳐 3일간 개회하였다. 그러면서 단 한 차례의 조례심의나 추경예산도 처리하지 않았다. 특히 각종 사업의 근거가 되는 조례의 경우 처리가 무기한 표류되면서 담당 공무원들은 살얼음판 위에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에 반해 서울시 나머지 24개구 구의회는 평균 26.8일간 의회를 열어 조례는 21.5건을 의결하고 추경예산은 92억1400만 원을 심의 의결했다”며,
서 구청장은 “구청 예산은 구청장의 것도, 그 누구의 쌈짓돈도 아닌 주민 혈세”라며 “지난 반 년 간 추경예산 심의가 없어 구청은 단돈 10원의 예산도 확보되지 않았으나 중구의회는 구의원 월급 1억 원을 포함해 10억 원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구는 12일을 기해 「청탁금지법」 등 여러 법률 위반에 대하여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 직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채용 청탁 및 부정비리 신고센터'를 설치하여 각종 위법 사항을 접수받는다. 결과에 따라 사법당국에 수사의뢰 및 고소 고발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서양호 구청장은 “어르신, 학부모, 자영업자 등 동 숙원사업 예산이 절실한 주민들과 뜻을 모아 민생예산 확보에 나서겠다”면서 “마지막으로 중구 살리기에 함께 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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