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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전 문화원장이 지난 3월 5일 이임사를 하고 있다.(사진 = 동대문 이슈) |
사랑하는 동대문 문화가족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국회의원님님, 유덕열 구청장님! 김창규 구의회의장님! 서울시의회 의원님과 구의원님들 또한 멀리서 동대문문화원을 찾아주신 서울시문화원연합회 박삼규 회장님, 마포문화원 최병길 원장님, 광진문화원 양회종 원장님 강북문화원 임경자 원장님 그 외 많은 내빈 여러분!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취임식에 참석해 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해 말 동대문문화원이 개원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되돌아 추억해보면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한 편 저에게는 일생을 통하여 가장 찬란하고 빛이 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와 함께 문화동대문구를 만들어 가고자 애 쓰시다 이제는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면면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다시 한 번 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지방문화원진흥법이 개정되고 서울시에서도 몇몇 문화원이 새롭게 개원하던 시기에 동대문구도 민간차원에서 뜻있는 몇 사람이 모여 문화원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개원하기까지 그야말로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비근한 예로 인근의 몇몇 문화원은 구에서 모든 예산을 확보하여 지원하는 가운데 설립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민간에서 설립을 주도했던 만큼, 추진위원회에서 동대문구의 주민과 각종 단체와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문화원의 가치를 역설하고 설득하여 십시일반 기금을 모금하였습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열망을 온몸으로 체득하였습니다. 당시 유덕열 구청장님과 관계직원의 지원 아래 사명감 하나로 2년여에 걸친 준비를 마치고 문화원을 개원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대개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의식이 그리 높지 못하였고 설사 관심이 있다 해도 생업이 우선이었기에 직접 참여가 어렵다는 사실을 마주하고는 참으로 난감하기도 하였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주민을 기다리기 보다는 무대를 들고 직접 주민들의 곁에 가서 문화의 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문화원 최초로 지역방송 미디어와 결합한 ‘찾아가는 문화 활동’은 이후 엄청난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심지어 중국연변위성방송에서 직접 찾아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현재까지도 같은 포맷으로 중국 동북지방 전체에 방송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지금 여러분들이 계시는 이 자리가 문화원설립초기에는 교통편도 열악하였고 옆의 체육관도 당시에는 산이었기 때문에 눈에도 띄지 않고 접근성이 매우 나빴습니다. 대부분의 구민들도 문화원이 무언지도, 또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동대문문화원은 환경에 굴하지 않고 공격적 마케팅을 통하여 이를 극복하였습니다. 주민들 곁으로 먼저 다가가는 것은 물론, 전국 각 지역의 문화원에도 먼저 손을 내밀어 교류와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부각되었습니다.
이는 국내에 그치지 않았고 해외에까지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동대문문화원에 대한 인지도는 급상승하였고 재임기간 중 국내외문화예술교류의 공으로 대한민국문화원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명예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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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전 문화원장(왼쪽)이 윤종일 신임 문화원장에게 동대문문화원기를 인계하고 있다.(사진 = 동대문 이슈) |
뿐 만 아니라 경기민요 동아리와 동대문문화원에서 프로듀싱한 왕언니클럽 그리고 각종 문화예술공연 동아리는 그동안 방송만도 100여 차례 출연은 물론, 국내외문화교류를 통하여 수백회의 공연을 수행함으로써 동대문구의 이미지홍보에 기여한 공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수많은 수상의 성과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에서는 수많은 문화예술 강사들을 배출하기도 하였으며 각종 프로그램을 통하여 문인과 전문작가 예술 전공자 등이 탄생 하였습니다. 이 모든 성과는 함께 해주신 우리문화가족 여러분 그리고 임. 직원들의 열정과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이제는 후임원장님에게 물려드리며 앞으로도 이를 활용하여 동대문문화원이 아니라 문화동대문구를 대내외에 홍보하는데 역점을 두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이제 저는 그동안의 문화원장직을 내려놓고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이임의 순간에는 자연스럽게도 과거의 일을 반추하게 되는군요. 우리 동대문문화원은 민간에서 주도하여 개원한 만큼 가급적 구에 부담을 주지 말고 운영해 나가자는 방침을 세우고 기본 재산의 이자와 회비를 가지고 운영하려고 애썼습니다.
때문에 처음 문화원이 개원했을 당시도 그리 넉넉지 않은 재정으로 인하여 우리 직원들은 최소한의 급여를 받으며 일했습니다. 심지어 문화행사기획에 정 직원을 쓸 수 없어 최소 회의비 정도의 급여를 주면서 객원 직을 쓰기도 하였으며, 오늘까지도 근속 직원들의 급여를 현실화 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모두가 사명감과 문화종사자의 자긍심 하나로 버티어 온 것입니다. 후임 원장님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잘 헤아려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인간의 수명은 유한한 것이기 때문에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길어야 100년 남짓한 시간을 살다가 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동대문구의 문화발전을 위하여 남긴 일련의 일들은 영원히 후세에 전해질 것이며, 그 가운데 우리 문화가족과 동대문문화원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후임 윤종일 원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한편, 크나큰 짐을 안겨드리고 물러갑니다. 모쪼록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안규백 국회의원님과 민병두 국회의원님, 유덕열 구청장님, 김창규 구의회 의장님과 시의원님, 구의원님들께도 우리 동대문문화원에 대하여 지금까지 성원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신임원장에게 전폭적인 관심과 성원 그리고 실질적인 지원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우리 신임 윤원장님께서는 계속해서 졸라대세요.
그동안 저에 대한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모든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지만, 저는 죽을 때까지 동대문구의 문화DNA를 가슴에 품고 동대문구 문화발전을 위하여 묵묵히 협조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며 동대문구의 영원한 문화인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모쪼록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끝까지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