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는 지난달 28일 청량리 일대 불법 노점 5개소를 정비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정비된 곳은 1평 남짓의 생계형 노점이 아닌, 최대 10평에 달하는 기업형 불법 노점이다. 특히 이들은 해당 노점을 임대하거나 가족들에게 상속하는 등 더욱 진화된 형태로 불법 영업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철거된 5개의 노점은 청량리역 1번 출구에서 경동시장 사거리 방면까지 이어지는 보도에 있었다. 이 지역은 구내에서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구간으로, 무단 점유 공간은 약 20m에 달했다.
이 구간의 보도 폭은 4m이지만 불법 노점으로 인해 보행할 수 있는 폭은 약 2m로 줄어들어 주민과 시장 방문객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고정식 구조물로 설치된 해당 노점들이 지속해서 시민의 보행권을 침해한 것이다.
철거된 노점의 운영자 A씨는 여러 개의 노점을 소유한 뒤, 제3자에게 임대 또는 종사자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기업형 노점을 거느렸다. 다른 노점 또한 운영자의 아들, 며느리 명의로 장사를 하는 등 기업형 노점을 넘어 부를 세습하는 가업형 노점으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구는 민선 8기 취임 이후 현재까지 거리 가게 전체 562개소 중 175개소(37.4%)를 철거했다. 특히 동대문구는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를 목표로, 자치구 최초로 도로법 분야 특별사법경찰을 지정해 불법 노점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동대문구는 ‘거리 가게 정비 자문단’이 결정한 노점관리원칙 및 정비우선순위를 노점상 단체 및 회원들에게 안내, 현장 상황과 긴급성을 고려하면서 철거를 진행 중이다.
불법 노점으로 몸살을 앓던 동대문구의 긍정적 변화는 경동시장 사거리(왕산로 137) 일대에 조성된 암석정원으로 확인된다. 해당 터는 노점단체가 9개월 동안 집회 천막을 방치했던 곳이다. 동대문구는 노점단체와 협의를 통해 지난해 12월 천막의 자진 철거를 끌어냈고, 그 자리에 지금의 암석정원을 조성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불법 노점으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단속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임대를 놓거나 상속하는 기업형, 비생계형 노점 등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시민의 보행권을 확보하고 깨끗하고 걷기 좋은 거리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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